← 심야 저널

CURATOR'S NIGHT · 2026-06-14

〈노스페라투〉, 저작권이 죽이지 못한 흡혈귀

법원은 모든 프린트를 태우라 명령했다. 그래서 영화는 영원해졌다.

▶ Nosferatu

1922년, F. W. 무르나우는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영화로 옮기고 싶었다. 다만 허락을 받지 않았다.

이름을 바꾸면 들키지 않으리라 믿었던 걸까. 드라큘라는 올록 백작이 되고, 무대는 트란실바니아에서 독일의 항구 도시로 옮겨졌다. 막스 슈렉이 연기한 올록은 귀족이 아니라 쥐를 닮은 역병 그 자체였다 — 길어진 손톱, 솟은 앞니, 그림자만으로 계단을 오르는 손.

> 그가 벽을 타고 오르는 그림자. 영화사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공포의 한 컷.

스토커의 미망인 플로렌스는 소송을 걸었고, 법원은 1925년 모든 복사본을 폐기하라고 판결했다. 누군가 몰래 빼돌린 프린트 몇 벌이 아니었다면, 이 영화는 그대로 사라졌을 것이다.

태우라는 명령을 견디고 살아남은 필름. 한 세기가 지나 저작권이 만료되고, 이제 올록은 누구의 것도 아닌 채 모두의 악몽으로 남았다. 우리가 지금 이 영화를 자유롭게 틀 수 있는 이유다.

▶ Nosferatu 보기